9월 개강에 맞춰 매일 편하게 입기 좋은 와이드 팬츠 셋을 골랐어요. 허리가 편안한 아모멘토의 Easy Banding Pants Charcoal과, 가벼운 나일론 질감에 밑단을 조여 실루엣을 바꿀 수 있는 쓰리투에이티의 PARACHUTE CARGO PANTS를 카키와 블랙 두 가지 색상으로 추렸어요. 요즘 대학가에서는 몸을 조이지 않고 걸을 때마다 밑단이 넉넉하게 펄럭이는 실루엣이 자연스러운 일상복으로 자리 잡았지요.
1920년대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학생들도 학교 규율을 따돌리려고 바지 밑단을 1미터 가까이 넓혀 입었어요. 당시 학교가 편한 운동용 무릎바지 차림으로 강의실에 들어오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자, 옷을 갈아입는 번거로움을 피하려고 무릎바지 위에 덧입을 자루 모양의 옥스퍼드 백스를 고안해 낸 것이지요. 학교의 금기를 몰래 피하려던 대학생들의 반항이 오늘날 와이드 팬츠의 유래가 되었어요.
백 년 전 옥스퍼드 학생들이 강의실에서 펄럭이던 통 넓은 바지가 지금까지도 캠퍼스에서 가장 편한 차림으로 이어지는 셈이에요. 이번 학기 바지는 10만 원 안쪽으로 값을 맞출까요, 아니면 단정한 슬랙스나 편안한 스웨트 조거 쪽으로 좁혀 볼까요?
↳ 10만원 안쪽으로
10만원 안쪽으로 편하게 둘러보실 만한 바지 넷을 골랐어요. 센토르의 사이드 라인 와이드 스웨트팬츠 네이비, 아모멘토의 드로스트링 포켓 팬츠와 오버사이즈드 스웨트팬츠, 그리고 인사일런스의 스터드 스웨트 팬츠 블랙이에요. 요즘 스웨트팬츠는 집 안에서 입던 편한 옷을 넘어서, 배색 옆선이나 금속 스터드 디테일을 얹어 멋스러운 외출복으로 자리를 넓히고 있지요.
1980년대 대중음악계에서 화려한 의상 대신 거리의 트레이닝복을 무대 위로 끌어올린 건 힙합 그룹 런 디엠씨였어요. 이들은 1986년 노래를 통해 운동복을 반항이나 비행의 상징이 아닌 당당한 거리의 자부심으로 선언했지요. 매디슨 스퀘어 가든 공연장의 거대한 문화적 열기를 확인한 스포츠 브랜드가 비운동선수와 사상 처음으로 대형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트랙팬츠는 스트리트 웨어의 정수가 되었어요.
목록에 둔 바지들도 그런 일상의 편안함과 도회적인 멋을 고루 챙기고 있어요. 가벼운 나일론부터 묵직한 면까지 결이 조금씩 나뉘어 있지요. 면 소재 스웨트 팬츠로 모아 볼까요, 가벼운 나일론 소재 팬츠로 볼까요, 아니면 5만원 안팎으로 더 낮춰서 찾아볼까요?
↳ 면 소재 스웨트 팬츠로
탄탄한 면으로 짠 스웨트 팬츠 넷을 골랐어요. 옆선의 배색 선이 돋보이는 센토르의 사이드 라인 와이드 팬츠 네이비와 블랙, 넉넉하게 떨어지는 아모멘토의 오버사이즈드 스웨트팬츠, 차분한 색감의 로우클래식 소프트 스웨트팬츠 차콜이에요. 집 안팎의 경계가 흐려진 요즘이라 목록에서도 유독 밑위가 편안하고 통이 넓은 스웨트 쪽으로 눈길이 먼저 쏠려 있어요.
스웨트 의류는 1930년대 미국 대학 운동부에서 세탁만 거치면 기장이 세로로 줄어드는 통에 골치를 썩이던 품목이었어요. 챔피온사가 원단 결을 90도 돌려 가로 방향으로 재단하는 역발상을 도입하고, 옆구리에 수직 골지 패널을 덧대 활동성을 챙긴 '리버스 위브'를 내놓았지요. 1938년에 특허를 받은 이 튼튼한 직조 덕분에 거친 훈련과 세탁을 견디며 오늘날 우리가 입는 캐주얼의 전설적인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어요.
골라 둔 넷 다 세탁기에 편히 돌려도 부담 없는 면 소재라 주말 산책부터 가벼운 외출까지 두루 손이 자주 갈 옷들이에요. 그레이나 블랙 같은 색감으로 추릴까요, 아니면 밑단이 조여지는 조거나 절개 디테일이 들어간 형태를 먼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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