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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m이 지은 질문 · Q-884

가을 롱 원피스 보고 있어요.

가을에 입기 좋은 롱 원피스로 넷을 골랐어요. 목에 머플러를 두른 듯 연출하는 로우 타이드의 스카프 니트 드레스 차콜과 브라운, 주름 결이 아래로 곱게 떨어지는 로우 타이드 플리츠 니트 드레스 아이보리, 그리고 셔링 패널이 잡힌 쓰리투에이티의 루시드 스냅 패널 드레스 미디엄 그레이예요.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아무래도 발목까지 길게 내려앉는 니트나 드레이프 쪽으로 옷장이 기우는 법이지요.

옷에 잔주름을 섬세하게 잡아 몸의 선을 살리는 방식은 디자이너 마리아노 포르투니의 델포스 드레스에서 깊은 뿌리를 찾을 수 있어요. 그는 고대 그리스 조각상 델포이의 마부에서 영감을 얻어 젖은 실크에 영구적인 주름을 새기는 기술을 특허로 남겼지요. 옷단에 베네치아 유리구슬을 달아 차분하게 떨어지도록 만든 그 주름 옷은 여성의 몸을 조이던 코르셋을 벗겨 낸 해방의 상징이었어요.

몸을 옥죄지 않고 선을 따라 흐르는 긴 옷에는 그런 편안함이 배어 있어요. 포근한 니트 소재를 먼저 볼까요, 단독으로 입는 긴팔 쪽이 좋을까요, 아니면 10만원대 이하로 먼저 좁혀 드릴까요?

↳ 포근한 니트 소재로

포근한 니트 결을 살려서 셋 골랐어요. 마지셔우드의 립드 터틀넥 풀오버 아이보리와 캐시미어 브이넥 풀오버 그레이, 그리고 니트 아래 겹쳐 입기 좋은 미니멀 슬립 드레스 블랙이에요. 날이 서늘해지면 몸을 조이지 않고 부드럽게 감싸는 스웨터나 툭 겹쳐 입는 차림에 먼저 손이 가지요.

1920년대 영국 윈저공은 딱딱한 재킷 대신 브이넥 스웨터를 걸치고 골프 필드에 나타났어요. 깃 사이로 셔츠와 넥타이를 정갈하게 드러내 신사의 품위를 지키면서도 스윙에 필요한 움직임을 챙긴 파격이었지요. 당시 노동자의 생활복 취급을 받던 스웨터가 공식적인 클래식 신사복으로 올라선 계기이기도 해요.

목록의 브이넥 풀오버도 그 시절 셈법처럼 목선을 단정하게 비우면서 캐시미어의 부드러움을 품었어요. 여기서 걸음을 더 좁혀 볼까요? 캐시미어 니트로 볼까요, 터틀넥으로 볼까요, 슬립 드레스만 볼까요, 아니면 20만원 아래로 추려볼까요?

RIBBED TURTLENECK PULLOVER_ivoryCASHMERE V-NECK PULLOVER_greyMINIMAL SLIP DRESS_black

↳ 캐시미어 니트로

캐시미어 소재의 니트웨어로 셋 골랐어요. 실크와 캐시미어를 섞어 짠 렉토의 실크 캐시미어 니트 탑 크림 색상, 그리고 담백한 그레이 톤의 마지셔우드 캐시미어 브이넥 풀오버와 크루넥 풀오버예요. 캐시미어 특유의 보드라운 감촉 덕분에 얇게 걸쳐도 온기가 오래 머무는 옷들이지요.

렉토(Recto)라는 이름은 책의 오른쪽 페이지나 종이의 앞면을 뜻하는 서지학 용어에서 따온 말이에요. 책장을 넘겨 첫 페이지를 마주하듯 고유한 이야기를 시작하겠다는 상징과 함께, 곧고 간결한 조형미를 살리겠다는 뜻이 담겨 있어요. 디자이너는 거창한 의미보다도 단어가 주는 단정하고 딱딱한 발음의 느낌이 브랜드 분위기와 맞아 이름을 지었다고 밝혔지요. 도서관 목록을 지키는 입장에서는 종이 냄새가 슬쩍 묻어나는 이름을 만나면 괜히 반가운 마음이 들어요.

다시 옷장 서가로 돌아와 볼까요. 원하시는 목선이나 가격대에 맞춰 목록을 더 좁혀 드릴 수 있어요. 브이넥 니트로 살펴볼까요, 아니면 20만 원 아래나 차분한 색으로 골라 드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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