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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m이 지은 질문 · Q-84

가죽 탑 있을까요?

가죽 탑은 목록에 없어요. 가죽은 지금 다 외투나 가방 쪽으로 달아났나 봐요. 대신 쌀쌀해지는 계절에 손이 자주 갈 만한 상의 셋을 골랐어요. 로우클래식의 플리스 하프 집업 탑 하나와 렉토의 캐시미어 블렌드 롱슬리브 탑 두 가지 색상이에요. 가죽 특유의 질감 대신 몸에 닿는 촉감이 부드러운 쪽으로 목록을 채웠어요.

캐시미어는 18세기 인도 카슈미르 장인들이 짠 숄이 유럽에 전해진 뒤 나폴레옹 1세가 조제핀 황후에게 선물하면서 본격적인 열풍이 일었어요. 조제핀은 가볍고 은은한 광택을 지닌 촉감에 빠져 300여 장이 넘는 숄을 모았고 피에르 폴 프뤼동의 초상화 속에도 붉은 숄을 쥔 우아한 모습으로 남았지요. 당시 사교계에서는 금보다 귀하게 대접받으며 막대한 부와 신분을 증명하는 상징이었어요.

렉토의 롱슬리브 탑은 바로 그 캐시미어를 섞어 지어서 단품으로 입어도 살결에 거슬림이 없어요. 로우클래식의 하프 집업은 포근한 플리스 결을 살려 가볍게 걸치기 좋지요. 여기서 슬리브리스 위주로 다시 좁혀서 볼까요, 아니면 10만 원 미만 상의로 맞춰 드릴까요?

↳ 슬리브리스로 보기

슬리브리스 목록에서 로우클래식 제품 넷을 골랐어요. 쫀쫀한 비스코스 골지 조직의 블랙 슬리브리스, 매끈한 감촉의 오가닉 실켓 차콜 캐미솔, 버튼 여밈이 들어간 멜란지 그레이 헨리넥 슬리브리스, 그리고 은은한 포인트를 주는 아이보리 레이스 슬리브리스 탑이에요. 단순한 이너에 그치지 않고 하나만 입어도 어깨선과 암홀 라인이 단정하게 떨어지도록 매무새를 챙긴 옷들이지요.

차콜 캐미솔에 쓰인 유기농 면을 보면 1996년의 파타고니아가 떠올라요. 1988년 보스턴 매장 직원들의 두통 원인이 면직물에 남은 화학물질 때문임을 안 이본 쉬나드는 모든 면제품을 유기농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지요. 직원들을 살충제 냄새가 진동하는 목화 농장으로 데려가 설득하고, 공급처가 없어 적자를 감내하면서도 18개월 만에 공급망을 구축해 전 제품을 유기농 면으로 바꿨어요. 유기농 면 한 장 뒤에는 이처럼 무모하리만치 단단한 결단이 숨어 있는 셈이지요.

네 가지 슬리브리스의 넥라인과 디테일이 저마다 달라요. 스퀘어넥으로 단정한 인상을 주는 쪽을 볼까요, 아니면 레이스 디테일이나 헨리넥 디자인 쪽으로 좁혀 볼까요?

Viscose Ribbed Sleeveless_BlackOrganic Silket Camisole_CharcoalHenley-Neck Sleeveless_Melange GreyLace Sleeveless Top_Ivory

↳ 스퀘어넥으로

스퀘어넥으로 파인 민소매 상의 둘을 목록에서 골랐어요. 로우클래식의 비스코스 리브드 슬리브리스 블랙과 오프 화이트예요. 가로로 곧게 정돈된 네크라인이 목선과 쇄골을 단정하게 드러내고, 골지 조직이라 들뜸 없이 몸선을 정갈하게 감싸주지요.

군더더기 없는 슬리브리스 톱과 흑백의 조화는 1990년대 뉴욕 미니멀리즘을 이끌었던 캐롤린 베셋 케네디의 옷차림을 떠올리게 해요. 화려한 장식을 과감히 덜어내고 곧은 어깨 라인을 드러내는 민소매 상의와 정제된 실루엣만으로 자연스러운 우아함을 완성했지요. 브랜드를 드러내기보다 완벽한 비율과 재단에 집중했던 그 담백한 태도는 오늘날 조용한 럭셔리의 원형으로 여전히 남아 있어요.

간결한 형태라 한여름에는 단독으로 입어 어깨선을 시원하게 살리기 좋고, 간절기에는 테일러드 재킷 안에 받쳐 입는 기본 받침옷으로도 손이 자주 가요. 색상을 블랙이나 오프 화이트 가운데 먼저 골라볼까요, 아니면 네크라인을 브이넥으로 바꿔서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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