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 큰 날에 툭 걸치기 좋은 베이지 톤 트렌치 코트 셋을 골랐어요. 목선까지 단정하게 여밀 수 있는 로우클래식의 래글런 하이넥 트렌치 코트, 자연스러운 워싱감이 돋보이는 마지셔우드의 워시드 싱글 트렌치 코트, 은은하고 가볍게 흐르는 아모멘토의 시어 싱글 트렌치 코트예요. 가을 트렌치는 어깨와 품이 자연스럽게 여유가 있어야 안쪽에 얇은 옷을 겹쳐 입으면서 변덕스러운 기온에 맞추기 수월하지요.
로우클래식 옷에 쓰인 래글런 소매는 워털루 전투에서 오른팔을 잃은 영국의 래글런 남작을 위해 처음 만들어졌어요. 한쪽 팔만으로도 외투를 혼자 편히 입고 벗을 수 있도록 어깨선 대신 목둘레에서 겨드랑이로 사선 절개선을 길게 이은 것이 시초였지요. 훗날 그가 크림 전쟁에 출정하면서 착용한 외투가 널리 알려졌고, 지금까지도 활동성을 높여 주는 대표적인 재단법으로 이어지고 있어요.
각 잡힌 정직한 어깨선 대신 이렇게 부드럽게 흐르는 소매를 두르면 도톰한 니트 위에 걸쳐도 팔이 끼지 않아 편안해요. 세 외투를 먼저 살펴보시겠어요, 아니면 값을 30만 원대 아래로 좁히거나 하프 기장 혹은 스웨이드 소재로 찾아볼까요?
↳ 30만원대 아래로
30만 원대 아래로 내려온 베이지 아우터 둘을 골랐어요. 마지셔우드의 워시드 싱글 트렌치코트와 로우 타이드의 스웨이드 하이넥 벨트 코트예요. 둘 다 담백한 베이지색이지만, 하나는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싱글 트렌치의 가벼운 결을 살렸고 다른 하나는 스웨이드 질감에 목깃을 세워 여밀 수 있게 만들었어요.
마지셔우드는 두 디자이너가 영화 〈리플리〉 속에서 기네스 팰트로가 연기한 인물 마지 셔우드의 이름에서 차용한 브랜드예요. 실용적이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을 고민하다가 영화 속 인물이 보여준 클래식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뮤즈로 삼았지요. 극 중 마지가 풍기던 절제된 멋이 가방을 넘어 이런 일상 외투의 선에도 이어져 있어요.
가을이 오면 누구나 옷장 한구석의 익숙한 트렌치를 먼저 더듬기 마련이에요. 이번 목록은 30만 원 안쪽에서 단정하게 닫아 두었지만, 기준을 조금만 틀어도 다른 결의 옷들이 보여요. 30만 원대 중반으로 살짝 올려 볼까요, 아니면 다른 아우터나 면 소재 트렌치로 넘어가 볼까요?
↳ 30만원대 중반도 괜찮아요
예산을 30만원대 중반으로 넓혀 주셔서 베이지 톤의 트렌치 외투 셋을 추렸어요. 워싱 가공으로 자연스러운 주름을 살린 마지셔우드의 싱글 트렌치코트, 포근한 질감에 벨트로 여미는 로우 타이드의 스웨이드 하이넥 코트, 래글런 소매로 부드러운 선을 내는 로우클래식의 하이넥 트렌치코트예요. 셋 다 차분한 베이지이지만 깃을 여미는 방식과 소재의 결이 저마다 달라서 걸쳤을 때 드러나는 인상이 꽤 갈리지요.
싱글 트렌치코트를 보고 있으면 영화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에서 메릴 스트립이 입고 나왔던 단정한 차림이 떠올라요. 과장된 장식 없이 몸에 맞춰 여민 그 외투는 1970년대 후반 뉴욕에서 홀로서기를 마주한 직장 여성의 이지적인 태도와 자립을 상징하는 옷으로 오래 회자되었지요. 겉으로는 차분하고 절제된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내면의 복잡한 감정을 담담하게 감싸 안는 미학이 싱글 코트 특유의 선에 잘 묻어 있어요.
다시 목록으로 돌아와서, 지금 후보들은 바스락거리는 질감부터 스웨이드의 부드러운 결까지 질감의 폭이 넓은 편이에요. 단정한 면 소재 위주로 좁혀 볼까요, 결이 살아 있는 스웨이드 느낌으로 갈까요? 아니면 40만원대까지 포함해서 선택지를 더 펼쳐 볼까요?
최종 선택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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