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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m이 지은 질문 · Q-82

가죽 탑 있을까요?

가죽 소재로 된 탑은 지금 목록에 없어요. 가죽만 슬쩍 빠져나갔나 봐요. 대신 부드러운 결을 살린 긴소매 탑과 가볍고 따뜻한 플리스 탑으로 셋 골랐어요. 렉토의 캐시미어 블렌드 롱슬리브 탑 멜란지 그레이와 크림, 그리고 로우클래식의 플리스 하프 집업 탑 그레이예요.

캐시미어는 혹독한 추위의 고산지대에 사는 산양의 부드러운 속털을 모아 장인들이 손으로 짜내던 진귀한 원단이었어요. 1798년 이집트 원정에 나섰던 나폴레옹이 아내 조제핀에게 선물로 보내면서 프랑스 궁정에 처음 들어왔지요. 패션 감각이 뛰어났던 조제핀이 얇은 드레스 위에 이국적인 숄을 두르자 유럽 사교계 전체가 캐시미어를 구하느라 들썩였어요.

목록에 올린 렉토의 탑도 캐시미어가 섞여 살갗에 닿는 느낌이 유난히 부드러워요. 로우클래식의 플리스 집업은 편하게 툭 걸치기 좋은 품을 지녔지요. 단정한 긴소매 탑부터 볼까요, 플리스 집업이나 다른 소재 탑을 더 찾아볼까요?

↳ 긴소매 탑으로

손님이 찾으신 긴소매 탑으로 렉토의 캐시미어 블렌드 롱슬리브 탑 멜란지 그레이와 크림 두 가지를 목록에서 골랐어요. 캐시미어가 섞여 살에 닿는 감촉이 부드럽고, 단독으로 입거나 겉옷 안에 받쳐 입기 알맞은 두께예요. 목록을 정리하다 보면 이런 기본 탑일수록 원사의 배합이나 어깨선이 정갈한 쪽으로 손이 기울지요.

책을 펼쳤을 때 마주하는 오른쪽 페이지이자 앞면을 라틴어로 '렉토', 책장을 넘겼을 때의 뒷면을 '베르소'라고 불러요. 유럽식 정통 예술제본을 이어온 장정가들은 책 한 권의 물성을 품어내는 앞장과 뒷장의 의미로 이 렉토와 베르소를 귀하게 여겼어요. 패션 브랜드 렉토 역시 책을 펼쳤을 때 시선이 처음 머무는 오른쪽 페이지처럼 고유한 첫 장을 새로이 그려나가겠다는 뜻을 담아 지은 이름이에요.

정갈한 책의 첫 장처럼 선이 말끔해서 두 색상 모두 어디에나 차분하게 맞아요. 값을 10만원 미만으로 좁혀서 다시 찾아볼까요, 아니면 아예 슬리브리스로 가볍게 넘어가 볼까요?

↳ 10만원 미만으로

10만 원 안쪽으로 기준을 잡고 로우클래식의 상의 셋을 골랐어요. 잔잔하게 주름을 잡은 오프 화이트 색상의 셔링 코튼 탑, 차분하게 감기는 블랙 비스코스 골지 슬리브리스, 그리고 은은하게 비치는 라이트 그린 시어 슬리브리스 블라우스예요. 계절감에 맞춰 소매를 덜어낸 시원한 실루엣 쪽으로 목록이 다소 기울어 있어요.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에는 구리와 비소를 결합해 만든 선명한 초록 안료인 파리스 그린이 유럽 패션계를 휩쓸었어요. 프랑스 외제니 황후가 입고 나와 큰 유행이 되었지만 직물에 묻은 맹독성 비소가 땀과 호흡기를 통해 사람들을 서서히 중독시켰지요. 무도회장의 귀부인들이 앓아눕고 옷을 만들던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고 나서야 이 화려한 녹색 독약은 자취를 감추었어요.

다행히 지금 우리 곁에 있는 맑은 연둣빛은 그 시절의 비극 없이 편안하게 즐기면 돼요. 가볍게 입기 좋은 슬리브리스 위주로 더 좁혀 볼까요, 아니면 가격대를 조금 올려서 긴소매로 넘어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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