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 결혼식 자리에 단정하게 입기 좋은 타이와 랩 블라우스로 셋을 골랐어요. 로우 타이드의 보트넥 타이 블라우스 화이트, 그리고 은은한 주름 결이 흐르는 어몽의 링클 랩 블라우스 크림과 블랙이에요. 타이나 랩 디테일은 목선과 허리선을 가볍게 잡아주어 재킷 안에 겹쳐 입어도 둔탁해지지 않고 격식 자리의 균형을 잘 지켜주지요.
보트넥은 1953년 오드리 헵번이 영화 〈사브리나〉 의상을 고르기 위해 디자이너 위베르 드 지방시를 찾아갔을 때 세상에 또렷한 이름을 얻었어요. 마른 몸 탓에 깊게 패인 쇄골이 콤플렉스였던 헵번은 목선이 양옆으로 넓게 파인 드레스를 골라 결점을 오히려 우아한 곡선미로 바꾸어 놓았지요. 이 네크라인은 영화의 성공과 함께 '사브리나 네크라인'으로 불리며 수십 년 동안 사랑받는 클래식이 되었어요.
로우 타이드의 블라우스도 그 유려한 보트넥에 타이 스카프를 자연스럽게 얹어 목선을 정갈하게 드러내 주어요. 어몽의 랩 블라우스 둘은 잔잔한 구김 가공 덕분에 오랜 시간 앉아 있어도 주름 탈 걱정이 덜하고 허리 끈으로 품을 조절할 수 있어요. 10만원 안팎으로 맞추어 볼까요, 잔잔한 패턴이나 체크가 들어간 쪽을 찾으실까요, 아니면 어두운 색상만 모아서 보여드릴까요?
↳ 10만원 안팎으로
10만 원 안팎의 예산에 맞춰 로우 타이드의 타이 보트넥 블라우스 하나와 어몽의 링클 랩 블라우스 둘, 스트랩 스트라이프 셔츠 하나까지 모두 넷을 골랐어요. 목록이 몸선을 부드럽게 감싸면서도 단정한 태를 내는 상의들 쪽으로 알맞게 모였지요. 특히 로우 타이드의 화이트 블라우스는 양옆으로 시원하게 트인 목선에 타이를 가볍게 둘러 우아한 멋을 내요.
보트넥 칼라는 본래 프랑스 브르타뉴 해안의 어부들이 거친 파도 속에서 생명을 지키려 입던 작업복에서 비롯되었어요. 거센 바다에 빠졌을 때 그물에 걸리지 않고 단번에 옷을 벗어던진 뒤 손에 쥐고 흔들어 조난 위치를 알릴 수 있도록 목선을 넓게 틔워 둔 생존의 장치였지요. 바다 사나이들의 절박한 지혜가 훗날 샤넬과 오드리 헵번을 거치며 오늘날 프렌치 시크의 상징적인 목선으로 남은 셈이에요.
바다에서 건져 올린 생존의 실용성이 지금은 옷장에 우아함을 더해 주는 자리가 된 것도 흥미로운 일이지요. 함께 둔 어몽의 랩 블라우스는 자연스러운 주름 덕에 입체감이 살아나고, 크림색 스트라이프 셔츠는 끈 디테일이 달려 가볍게 걸치기 좋아요. 여기서 목록을 조금 더 좁혀 볼까요? 밝은 크림이나 화이트를 먼저 볼까요, 아니면 차분한 블랙이나 소매가 긴 셔츠 쪽으로 건너갈까요?
↳ 밝은 크림·화이트로
밝은 크림과 화이트 톤으로 정갈한 블라우스 셋을 골랐어요. 타이 디테일이 흐르는 로우 타이드의 보트넥 타이 블라우스, 잔잔한 주름 결이 차분한 어몽의 링클 랩 블라우스, 그리고 군더더기 없이 선이 정돈된 로우 타이드의 보트넥 블라우스예요. 밝은색 상의는 색이 비어 있는 만큼 소재의 질감과 네크라인의 각도가 옷의 표정을 오롯이 결정짓지요.
고대 로마에서 선거에 출마하는 이들은 결백과 청렴을 드러내려 백토 가루를 꼼꼼히 문질러 눈부시게 탈색한 '토가 칸디다'를 둘러입고 광장에 나섰어요. 로마인들은 이렇게 눈부신 흰옷을 입은 사람을 '칸디다투스'라고 불렀고, 여기서 오늘날 후보자를 뜻하는 영단어 'Candidate'가 유래했지요. 때가 조금만 묻어도 바로 드러나는 백색의 결백함 이면에는 표를 얻으려는 '분칠한 열망'이라는 풍자가의 냉소도 함께 묻어 있었어요.
분칠까지는 아니더라도 정결한 흰빛은 입는 사람의 인상을 단숨에 환하게 틔워 주는 힘이 있어요. 이제 세 벌 가운데 타이 디테일 위주로 살펴볼까요, 셔츠 스타일로 방향을 틀어볼까요, 아니면 긴 소매 위주로 좁혀서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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