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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m이 지은 질문 · Q-690

낮엔 덥고 아침저녁은 쌀쌀한데 출퇴근할 때 가볍게 걸칠 얇은 가디건 있을까요?

출퇴근길에 챙겨 다니기 좋은 얇은 가디건 셋을 목록에서 골랐어요. 산뜻한 올리브 톤의 마지셔우드 크루넥 가디건, 부드러운 곡선의 문달 소프트 숄 칼라 가디건 챠콜, 은은한 광택 단추가 달린 쓰리투에이티 MOP 버튼 가디건 블랙이에요. 낮에는 가방에 툭 접어 넣거나 어깨에 둘렀다가 해 질 무렵 꺼내 입기 알맞은 두께감이지요. 요즘 나오는 환절기 니트들은 기온 변화를 막아주는 실용성 위에 단추나 네크라인 같은 작은 만듦새로 멋을 얹는 쪽으로 기울어 있어요.

쓰리투에이티 가디건 이름에 붙은 MOP는 조개껍데기를 깎아 만든 천연 자개 단추를 뜻해요. 19세기 말 런던의 거리 청소부 헨리 크로프트는 고아원 기금을 모으기 위해 버려진 자개 단추 수만 개를 옷 전체에 빼곡히 꿰매 입고 모금에 나섰어요. 그 뜻에 거리 상인들이 동참하면서 런던 자치구마다 이웃을 돕는 상징인 '펄리 킹 앤 퀸'이라는 자선 유산이 자리 잡았지요.

단추 하나에도 이런 소소한 내력이 깃들어 있어 옷을 여밀 때마다 눈길이 가요. 셋 다 간절기 기본 외투로 손색이 없는데, 여기서 기준을 하나 더 두고 좁혀볼까요? 울 100% 소재로 찾으시나요, 아니면 10만원 아래나 브이넥, 혹은 밝은 색상 쪽으로 추려드릴까요?

↳ 울 100% 소재로

울 100% 소재로 찾으시는 가디건 넷을 추려 왔어요. 마지셔우드의 크루넥 네이비, 로우클래식의 딥 브이넥 블랙과 하이넥 블랙, 그리고 아모멘토의 울 브이넥 크롭 차콜이에요. 다른 섬유를 섞지 않은 순모라 특유의 탄탄하고 보송한 결이 살아 있지요.

양털이 비바람 속에서도 물을 튕겨내며 보송함을 지키는 건 털 표면에 분비되는 천연 왁스 성분인 라놀린 덕분이에요. 거친 환경에서 일하던 양털 깎기 노동자들의 손이 유난히 부드러운 걸 보고 알려졌는데, 사람의 피지 구조와 아주 닮아서 자기 무게의 두 배나 되는 수분을 품어 준다고 해요. 양을 해치지 않고 세척 과정의 기름을 정제해 얻는 성분이라 상처 연고나 립밤 같은 보습제로 지금도 귀하게 쓰여요.

순모 가디건도 그 천연 섬유 특유의 탄력과 공기층 덕에 가볍게 걸쳐도 한기가 잘 스며들지 않아요. 네 가지 다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넥라인과 기장감이 제각각이라 고르는 맛이 있을 거예요. 어떤 분위기로 좁혀 볼까요?

CREW NECK CARDIGAN_navyDeep V-Neck Knit Cardigan_BlackWool V-neck Crop Cardigan, CharcoalHigh Neck Knit Cardigan_Black

↳ 브이넥 디자인으로

브이넥 라인을 살린 카디건으로 넷을 골랐어요. 아모멘토의 울 브이넥 크롭 카디건 차콜과 브라운, 그리고 로우클래식의 딥 브이넥 니트 카디건 블랙과 라벤더예요. 목선이 깊게 파인 브이넥은 단추를 모두 채워 단독으로 입어도 선이 시원하게 살고, 얇은 이너를 받쳐 입어 겹쳐 입기에도 좋아 계절이 바뀌는 길목마다 옷장에서 가장 먼저 손이 닿는 모양새이지요.

목록을 넘기다 라벤더 색감에 눈이 머물렀어요. 라벤더는 라틴어로 씻다를 뜻하는 라바레에서 유래한 이름처럼 고대 로마 시절부터 목욕물에 넣어 몸을 정결하게 씻던 풀이었어요. 유럽에서는 옛날부터 라벤더 덤불 위에 빨래를 널어 말려 옷감에 싱그러운 향을 입히고, 말린 꽃을 향낭에 담아 옷장 속 모직이나 울 의류 사이에 넣어두었어요. 라벤더 속 리날로올 성분이 해충의 후각을 교란해 옷감을 갉아먹는 좀벌레를 막아주는 지혜였는데, 오늘날까지도 섬유를 지키는 일상의 문화로 고스란히 남아 있어요.

옷장 속에 오래 두고 아껴 입을 니트라 은은한 라벤더 향 생각이 먼저 났나 봐요. 넷 모두 울이 섞여 포근하지만 떨어지는 길이나 품이 조금씩 달라요. 여기서 크롭 기장으로 좁혀볼까요, 아니면 슬림한 핏이나 어두운 무채색 쪽으로 넘어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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