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기에 가볍게 걸치기 좋은 레더 블루종 넷을 골랐어요. 어몽의 브라운 페이크 레더 점퍼, 로우 타이드의 차콜 워시드 레더 블루종, 마지셔우드의 오버사이즈드 레더 블루종, 모이아의 블랙 레더 점퍼예요. 블루종은 품을 넉넉하게 두면서 밑단을 조여 특유의 둥근 볼륨을 만드는 실루엣이 특징이지요.
블루종이라는 이름은 프랑스어로 헐렁한 겉옷을 뜻하던 블루즈(Blouse)에 뿌리를 두고 있어요. 과거 프랑스 노동자들은 작업 중 옷이 더러워지는 것을 막으려 통자 겉옷을 덧입었는데, 거추장스럽지 않게 밑단을 끈이나 밴드로 동여매면서 상반신 천이 둥글게 부풀어 오르는 형태가 생겨났어요. 이 실용적인 작업복을 디자이너 입생로랑 등이 일상복으로 끌어올리고 젊은이들이 즐겨 입으면서 오늘날의 세련된 외투로 자리 잡았어요.
요즘 목록에 들어오는 레더 블루종들도 그 고유의 볼륨감을 살려 가죽 특유의 투박함을 덜어내는 쪽으로 기울어 있어요. 가죽의 질감과 품에 따라 풍기는 분위기가 꽤 다른데, 천연 양가죽이나 비건 레더, 오버사이즈 핏 가운데 어느 쪽부터 좁혀서 볼까요?
↳ 천연 양가죽으로
몸에 부드럽게 감기는 천연 양가죽 점퍼를 다섯 골랐어요. 모이아의 레더 점퍼와 마지셔우드의 오버사이즈드 레더 블루종, 문달의 램스킨 블루종, 아모멘토의 램스킨 레더 후드 점퍼, 렉토의 빈티지 이펙트 레더 점퍼예요. 소가죽보다 가볍고 첫날부터 어깨에 배기지 않는 게 양가죽의 미덕이지요. 단정한 검은색이 주를 이루지만 렉토처럼 붉은 갈색을 띤 빈티지 가공도 목록에 한 자리 차지하고 있어요.
영화 《파이트 클럽》에서 브래드 피트가 입은 붉은 가죽 재킷도 낡은 헌 옷 같지만 실은 의상 디자이너 마이클 카플란이 처음부터 새로 구상해 만든 맞춤 의상이에요. 카플란은 '말라붙은 핏빛'으로 가죽 원단을 염색한 뒤, 매끈한 새것 느낌을 없애려고 표면을 갈아내고 안감을 홍차로 물들이며 찌든 빈티지 질감을 일부러 빚어냈지요. 거친 유혈 장면에 대비해 똑같은 재킷을 다섯 벌이나 만들었다고 해요.
시간을 일부러 얹어서 길들인 가죽은 특유의 거친 멋이 분명히 있어요. 목록에 넉넉한 품부터 하이넥이나 후드가 달린 형태까지 고루 챙겨 두었으니 다음 결을 골라 주시면 돼요. 넉넉한 오버사이즈 핏이나 하이넥 디자인을 보실까요, 아니면 블랙 말고 다른 색이나 백만 원 안쪽으로 값을 먼저 좁혀 볼까요?
↳ 오버사이즈 핏으로
품이 넉넉하게 떨어지는 오버사이즈 핏 가죽 겉옷으로 다섯 점을 골랐어요. 마지셔우드의 오버사이즈 레더 블루종 블랙과 브라운, 모이아의 레더 점퍼, 아모멘토의 램스킨 레더 후드 점퍼, 그리고 렉토의 하이넥 레더 점퍼예요. 가죽 겉옷은 품과 어깨선이 여유로워야 특유의 뻣뻣함이 덜하고 안쪽에 도톰한 이너를 겹쳐 입기도 편하지요.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에서 라이언 고슬링이 입고 나온 묵직한 하이넥 외투는 가죽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코팅과 페인트칠을 거친 면직물로 제작되었어요. 살아있는 동물이 극도로 희귀해진 디스토피아 설정을 반영하면서 혹독한 날씨와 오염을 견디도록 의상팀이 고안한 방식이었지요. 디자이너 릭 오언스의 실루엣을 참고해 얼굴을 가릴 듯 높은 칼라로 설계되었는데, 격렬한 촬영 일정 탓에 똑같은 복제품 코트만 수십 벌을 만들어야 했어요.
목을 높게 감싸는 렉토의 하이넥 점퍼를 살피다 보니 그 묵직한 실루엣이 먼저 떠올랐어요. 다섯 벌 안에서도 색감과 디자인이 제법 나뉘는 편이에요. 블랙이나 브라운 색상 중에서 먼저 추려볼까요, 아니면 하이넥이나 후드 같은 디테일 혹은 값으로 기준을 잡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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