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슬랙스에 단정하게 받쳐 입기 좋은 타이 블라우스와 셔츠로 셋을 골랐어요. 자연스러운 주름과 타이 디테일이 흐르는 어몽의 랩 블라우스 크림과 블랙, 그리고 타이가 감각적으로 겹쳐진 마지셔우드의 체크 레이어드 타이 셔츠예요. 슬랙스 위에 타이를 길게 늘어뜨리거나 가볍게 매어 주면 자칫 심심할 수 있는 하객 차림에 절제된 격식이 생기지요.
1980년대 영국 최초의 여성 총리였던 마거릿 대처는 남성 관료들의 넥타이를 그대로 흉내 내는 대신 목둘레를 묶는 실크 소재의 푸시보우 블라우스를 각진 테일러드 정장 안에 받쳐 입었어요. 남성의 전유물이던 넥타이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대체해 단단한 지도자의 품격과 주체적인 권위를 증명한 선택이었지요. 풍성한 타이는 강경한 인상을 부드럽게 감싸주면서도 전문성을 보여주는 훌륭한 보호막이 되어 주었어요.
정갈한 하의 위에 단정한 타이를 얹는 멋은 지금도 변함없이 유효해요. 크림이나 블랙 같은 단색 블라우스가 끌리실까요, 아니면 함께 입을 슬랙스 쪽을 먼저 맞춰볼까요?
↳ 크림색 블라우스로
크림색 블라우스로 어몽의 링클 랩 블라우스를 골랐어요. 잔잔하게 잡힌 주름 결에 몸을 포개는 랩 디자인이라 부드러우면서도 우아한 실루엣이 나와요. 요즘 목록을 둘러보면 칼같이 다려 입는 빳빳한 옷보다 이렇게 자연스러운 텍스처를 살린 옷들이 부쩍 눈에 띄지요.
옷의 구김을 결점이 아니라 날것의 결으로 끌어올린 건 1980년대 파리 무대에 선 요지 야마모토였어요. 매끄러운 재단 대신 불규칙한 주름과 헐렁한 실루엣을 무대에 올리며 완벽은 추하다고 단언했지요. 옷감의 주름은 다려 없애야 할 흠이 아니라 사람이 입고 움직이며 남기는 삶의 흔적이라는 태도였어요.
이 블라우스도 굳이 다림질에 얽매이지 않고 원단의 자연스러운 결을 그대로 즐기기 좋아요. 함께 입을 단정한 슬랙스를 찾아볼까요, 아니면 블랙 색상이나 세탁법을 먼저 짚어볼까요?
↳ 함께 입을 슬랙스 보여줘
함께 맞춰 입기 좋은 슬랙스로 문달의 시티 슬랙스 블랙과 앞판에 턱을 넣은 보우모어 턱 팬츠 블랙, 베이지 세 가지를 골랐어요. 곧게 떨어지는 단정한 선을 원하시면 시티 슬랙스가 맞고, 허리선 아래로 여유로운 볼륨을 주어 다리 선을 가리고 싶다면 턱 팬츠 쪽이 자연스럽게 실루엣을 받쳐 주지요.
바지 허리 주름은 접힌 방향 하나로도 체형을 다루는 미학이 갈려요. 안장 위에서 편하도록 지퍼 안쪽을 향해 접은 영국식 포워드 플리츠는 골반선을 좁고 날렵하게 모아 주지만 복부가 도드라질 수 있고, 바깥 주머니 쪽으로 열리는 이탈리아식 리버스 플리츠는 섰을 때 주름이 앞 다림질 선 속으로 매끄럽게 숨어 부피감을 말끔히 덜어 내지요.
턱이 있는 바지가 주는 넉넉함도 이렇게 원단이 숨 쉴 틈을 열어 둔 덕분이에요. 이제 핏이나 소재를 하나 골라 기준을 좁혀 볼까요? 와이드 핏 바지나 코튼 소재 팬츠, 아니면 10만원대 아래 중에서 어느 쪽이 편하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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