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길에 단정하게 걸치기 좋은 클래식 블레이저 재킷 셋을 골랐어요. 로우 타이드의 미니멀 테일러드 재킷 차콜과 멜란지 그레이, 그리고 렉토의 칼라리스 싱글 재킷 버터 베이지예요. 셋 다 복잡한 기교 없이 실루엣이 정갈해서 매일 입는 일상복으로 알맞아요.
2024년 여름 한 틱톡커가 직장 출근 메이크업을 보여주며 매우 얌전하고 사려 깊다고 읊조린 짧은 영상이 이 유행의 시작이었어요. 화려하고 자극적이던 Y2K 트렌드에 피로를 느끼던 사람들이 과시 대신 절제와 자연스러움에 반응한 결과이지요. 고가의 명품이 없더라도 옷장에 있는 정갈한 기본 아이템으로 단정한 태도를 드러낼 수 있다는 점이 넓은 공감을 얻었어요.
이번 목록도 튀는 디테일은 덜어내고 단정한 선과 차분한 색감에 무게를 두었어요. 슬랙스든 셔츠든 받쳐 입는 옷을 가리지 않고 툭 걸쳐도 흐트러짐 없는 인상을 만들어 주지요. 카라가 있는 정통 재킷으로 먼저 살펴볼까요, 아니면 어두운 차콜이나 그레이 톤으로 좁혀 볼까요?
↳ 울 100% 소재로
울 100% 소재로 단정하게 짜인 자켓 셋을 골랐어요. 깊은 네이비 색감의 로우클래식 울 테일러드 자켓, 어두운 카키빛에 결이 독특한 렉토의 브로큰 헤링본 수트 자켓, 그리고 버진 울로 매끄럽게 떨어지는 알렌오의 로우핏 버진 울 자켓이에요. 울 자켓은 소재 특유의 무게감 덕에 실루엣이 쉽게 흐트러지지 않아서 원사의 짜임이나 결이 한눈에 드러나지요.
헤링본은 청어 뼈를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지만 뿌리는 고대 로마의 도로 건설 기술로 거슬러 올라가요. 당시 로마 기술자들은 마차와 사람이 오가는 압력을 분산해 도로 내구성을 높이려고 벽돌을 V자로 맞물려 쌓는 '오푸스 스피카툼' 방식을 고안했어요. 도로의 수명을 늘리려던 그 견고한 기하학 배열이 건축을 거쳐 섬유 직조로 옮겨 오면서 오늘날 클래식 수트의 대표적인 무늬가 되었어요.
렉토 자켓도 그 오랜 뼈대 모양을 살짝 비틀어 특유의 입체감을 냈어요. 셋 중에서 실루엣을 오버핏으로 맞출까요, 아니면 그레이나 브라운 계열이나 30만 원대 안쪽으로 좁혀 볼까요?
↳ 오버핏 실루엣으로
품이 넉넉하게 떨어지는 오버핏 자켓 셋을 골랐어요. 로우클래식의 오버사이즈 울 테일러드 자켓 그레이와 브라운, 그리고 알렌오의 로우핏 버진 울 자켓 블랙이에요. 셋 다 어깨선을 자연스럽게 떨어뜨려 체형을 조이지 않고 툭 걸치기 좋아요. 요즘 목록에 들어오는 오버핏 자켓들은 품만 무작정 키우는 대신 단단한 울 소재의 무게감으로 아래를 차분하게 눌러주어 실루엣이 흐트러지지 않게 균형을 잡는 편이에요.
1981년 야마모토 요지가 파리 컬렉션에서 선보인 검은 옷들은 몸매 곡선을 드러내던 서구 패션계의 관습을 정면으로 뒤흔들었어요. 신체에 밀착하는 재단 대신 남성복의 구조를 끌어온 헐렁한 오버사이즈 실루엣으로 옷과 몸 사이에 공기가 흐르는 여백의 미학을 전면에 내세웠지요. 서구 평단에서는 폭력적이라는 혹평을 던지기도 했지만, 화려한 색채를 덜어낸 검정 하나로 옷과 신체의 관계를 본질부터 다시 쓰며 현대 패션의 미의식을 바꾼 혁명으로 남았어요.
몸을 구속하지 않고 옷 속에 공기가 드나들 틈을 두는 멋은 지금 봐도 여전히 근사하지요. 고르신 세 벌 중에서 블랙 색상으로 좁혀 볼까요, 팬츠 셋업으로 맞춰 볼까요, 아니면 30만 원대 안쪽으로 먼저 추려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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