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툭 걸치기 좋은 얇은 코튼 셔츠 셋을 골랐어요. 표면에 미세한 결이 살아 있는 마지셔우드의 코튼 도비 셔츠 화이트, 은은한 비침이 시원한 모이아의 시어 스트라이프 셔츠 아이보리, 그리고 차분한 격자무늬가 들어간 마지셔우드의 윈도우페인 체크 셔츠 그레이예요. 얇은 코튼 셔츠는 계절이 바뀌는 길목마다 옷장 맨 앞자리로 슬그머니 걸어 나오는 법이지요.
도비 직조는 원단 표면에 작은 기하학적 요철을 만들어내는 방식인데, 이름의 유래는 꽤 씁쓸해요. 19세기 영국 방적 공장에서 베틀의 보조 장치를 온종일 손으로 당기던 어린 소년들을 얼간이나 멍청이를 뜻하는 방언으로 '도비'라 불렀거든요. 세월이 흘러 그 고된 단순 작업을 기계가 대신하게 되면서, 장치와 원단에 그 소년 직공들의 이름표가 고스란히 남았어요.
마지셔우드의 도비 셔츠도 바로 그 오톨도톨한 입체감 덕분에 밋밋하지 않고 몸에 덜 달라붙어요. 세 셔츠 모두 품이 넉넉해서 단독으로 잠가 입거나 가벼운 겉옷처럼 걸치기 알맞아요. 패턴 없는 깨끗한 흰색을 원하시나요, 체크나 스트라이프가 들어간 쪽을 보실까요, 아니면 몸에 더 붙는 슬림한 핏을 찾아드릴까요?
↳ 패턴 없는 흰색으로
패턴 없는 흰색 셔츠로 마지셔우드의 코튼 도비 셔츠와 문달의 로우 셔츠 두 가지를 골랐어요. 마지셔우드는 밋밋하지 않게 도비 직조의 결이 잔잔하게 살아 있고, 문달은 군더더기 없이 떨어지는 선 덕분에 아주 단정하게 입기 좋아요. 흰 셔츠는 옷장에 늘 흔하게 걸려 있는 기본물 같아도, 칼라의 형태나 어깨선의 미묘한 매무새에 따라 풍기는 분위기가 제법 크게 달라지는 옷이지요.
19세기 뉴욕주 트로이에 살던 주부 해나 몬태규는 대장장이 남편의 셔츠를 매일 빨다가 유독 목깃 부위만 땀과 때로 더러워진다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1827년에 셔츠 전체를 빠는 수고를 덜려고 깃만 가위로 잘라내어 따로 세탁한 뒤 빳빳하게 풀을 먹여 고정하는 탈부착 칼라를 고안했지요. 이 기발한 발명이 널리 퍼져 상품화되면서 트로이시는 전 세계에 탈부착 칼라를 공급하는 거대한 칼라의 도시로 성장하게 되었어요.
깃만 떼어내어 풀을 먹이던 시절만큼은 아니더라도, 오늘날의 흰 셔츠 역시 품과 디테일에 따라 어울리는 자리가 확연히 나뉘어요. 마지셔우드와 문달 둘 가운데 어느 쪽으로 걸음을 더 옮겨 볼까요? 슬림한 핏으로 가실지, 15만원 아래로 맞추실지, 아니면 디테일 있는 디자인으로 살피실지 골라 주시면 돼요.
↳ 슬림한 핏으로
몸선을 단정하게 살려 주는 슬림한 셔츠 셋을 골랐어요. 아모멘토의 시어 슬림 셔츠와 핀턱 슬림 셔츠, 그리고 렉토의 오픈 백 드레이프 셔츠예요. 요즘 슬림핏 셔츠들은 예전처럼 단순히 품만 좁히지 않고, 시스루 소재나 핀턱 주름, 혹은 과감한 트임으로 밋밋함을 덜어내는 쪽으로 목록이 기울어 있어요. 특히 렉토의 셔츠는 앞모습의 유려한 드레이프 뒤로 등판이 시원하게 열리는 반전이 있지요.
1972년 프랑스 영화 <키 큰 금발의 키 큰 남자>에서 배우 미레이유 다르크는 8일에 불과한 출연 분량 속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려고 디자이너 기 라로슈에게 등을 드러낸 드레스를 부탁했어요. 앞모습은 목까지 정숙하게 덮였지만 뒤로는 엉덩이 골 바로 위까지 과감하게 파내려간 실루엣이라, 문을 열고 돌아선 그녀를 마주한 상대 배우 피에르 리샤르의 넋 나간 실제 표정이 카메라에 그대로 담겼지요.
이 셔츠 역시 단정한 깃 뒤로 가벼운 긴장감을 품고 있어서 한 번쯤 눈길이 머물게 돼요. 이제 이 셋 가운데서 한 걸음 더 들어가 볼까요? 디테일 없는 기본형으로 볼지, 경쾌한 크롭 기장이나 드라이 안 하는 물세탁용을 찾으실지, 아니면 15만 원 아래로 값을 먼저 맞출 수도 있어요.
최종 선택 상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