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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m이 지은 질문 · Q-205

대학 개강하고 플리츠 미니스커트에 받쳐 입을 옥스퍼드 셔츠 괜찮은 거 있을까요?

정통 옥스퍼드 원단으로 짠 셔츠는 목록에 없어요. 대신 개강 첫 주에 플리츠 미니스커트와 산뜻하게 받쳐 입기 좋은 마지셔우드의 셔츠 셋을 골랐어요. 잔잔한 줄무늬로 선을 살린 슬림 라인드 셔츠, 입체적인 직조감이 단정한 코튼 도비 셔츠, 그리고 허리선 위로 경쾌하게 떨어지는 태터솔 체크 크롭 셔츠예요.

옥스퍼드 원단은 19세기 말 스코틀랜드의 한 방직 공장이 마케팅을 위해 4대 명문대 이름을 붙여 내놓았던 직물 가운데 유일하게 살아남은 이름이에요. 케임브리지나 하버드, 예일 원단은 호응을 얻지 못해 금세 단종되었지만, 실을 두 올씩 교차해 도톰하고 통기성이 뛰어났던 옥스퍼드 직물만 폴로 경기복을 거쳐 클래식 셔츠로 자리 잡았지요. 정작 자기 대학 이름의 원단이 사라진 예일과 하버드 학생들이 이 옥스퍼드 셔츠를 일상복으로 즐겨 입었다는 대목도 꽤 흥미로워요.

옥스퍼드 특유의 뻣뻣한 두께감 대신 이번에 고른 셋처럼 유연하고 가벼운 면 셔츠를 받쳐 입으면 플리츠스커트의 주름과 움직임이 한결 자연스러워져요. 오버핏 셔츠로 더 헐렁하게 입어볼까요, 크롭 기장으로 경쾌함을 살릴까요, 아니면 패턴 없는 단색으로 정돈할까요?

↳ 오버핏 셔츠로

몸에 달라붙지 않고 넉넉하게 떨어지는 오버핏 셔츠로 마지셔우드의 셔츠 셋을 골랐어요. 질감이 도드라지는 COTTON DOBBY SHIRT_white, 그리고 흐르는 결이 매력적인 CUPRA SILKY SHIRT_black과 SILKY SHIRT_ivory예요. 오버핏 셔츠는 단정하게 여며 입어도 멋스럽지만, 단추를 서너 개 풀고 툭 걸쳐 입을 때 실루엣의 여유가 가장 잘 드러나지요.

1977년 영화 <애니 홀>에서 다이앤 키튼은 아버지 옷장에서 꺼내 입은 듯한 헐렁한 남성용 화이트 옥스퍼드 셔츠에 검정 울 조끼와 실크 넥타이를 더해 클래식한 젠더리스 룩을 선보였어요. 당시 여성들에게 보편적이던 치마 대신 남성의 상징이던 셔츠와 조끼를 멋스럽게 소화한 이 옷차림은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지요. 이후 파리와 런던을 비롯한 전 세계 여성들이 이를 따라 입으며 오버사이즈 셔츠 스타일링은 하나의 확고한 클래식이 되었어요.

목록에 둔 셋도 저마다 소재감이 달라서 걸쳤을 때 떨어지는 품과 분위기가 사뭇 달라요. 여기서 조건을 조금 더 좁혀볼까요? 면 100%로만 보여드릴 수도 있고, 비침 없는 두께감이나 블랙 색상으로만 추려드릴 수도 있어요.

COTTON DOBBY SHIRT_whiteCUPRA SILKY SHIRT_blackSILKY SHIRT_ivory

↳ 면 100%로만 보여줘

면 100% 소재로만 채운 셔츠 셋을 골랐어요. 문달의 로우 셔츠 화이트, 마지셔우드의 코튼 도비 셔츠 화이트, 모이아의 체크 셔츠 더스트 코코아예요. 피부에 바로 닿는 감촉이나 통기성을 생각하면 역시 사계절 내내 면만 한 기본이 없지요. 요즘은 구김을 덜 타게 하려고 합성 섬유를 섞기도 하지만, 입을수록 자연스럽게 결이 잡히는 멋은 순면 셔츠만의 몫이에요.

면화 가운데서도 '목화의 캐시미어'라 불리는 시아일랜드 코튼은 실크 같은 광택과 촉감으로 16세기 엘리자베스 1세 시절부터 영국 왕실을 사로잡았어요. 007 시리즈의 작가 이언 플레밍 역시 자메이카에서 지내며 이 직물에 반한 나머지, 제임스 본드의 셔츠와 속옷까지 전부 시아일랜드 코튼으로 지어 입혔지요. 겉으로 드러내어 과시하지 않으면서도 본질적인 격조를 챙기는 소수만을 위한 은밀한 유산이었던 셈이에요.

흰 셔츠라도 도비 직조로 결을 살린 것부터 담백하게 떨어지는 것까지 표정이 다 달라요. 무늬 없는 단정한 흰색으로 보실까요, 비침 없이 탄탄한 걸로 좁힐까요, 아니면 잔잔한 체크 쪽이 끌리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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