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정한 롱 셔츠 원피스로만 셋을 다 채우지는 못했어요. 목록에 롱 셔츠 드레스가 넉넉하지 않아서, 무릎 위로 올라오는 미니 플레어 하나와 단정한 로브 스타일을 섞어 세 벌을 골랐어요. 문달의 Grace Robe Dress in Black, 로우클래식의 Flared Mini Dress_White, 문달의 Jane Dress in Navy Stripe예요. 친척 모임처럼 너무 굳은 정장은 부담스럽고 단정함은 놓칠 수 없는 자리에 자주 오르는 실루엣들이지요.
단정한 칼라와 풍성한 치마를 결합한 셔츠웨이스트 드레스는 1950년대 미국 주부들의 제복 같은 옷이었어요. 청소나 부엌일을 할 때도 편한 면 소재에 단추 여밈이라 혼자 쉽게 입고 벗을 수 있었지요. 낮에 집안일을 돌보다가도 앞치마를 풀고 진주 목걸이나 하이힐만 더하면 곧장 친지 모임에 참석할 수 있는 격식 있는 차림으로 변신하곤 했어요.
문달의 Jane Dress는 짙은 네이비 바탕에 스트라이프가 들어가서 차분하면서도 명절 음식 준비나 이동에 편한 품을 지녔어요. 혹시 무릎 아래로 내려오는 미디 기장도 괜찮으실까요, 아니면 원피스 대신 셔츠 위주로 다시 찾아볼까요?
↳ 미디 기장도 괜찮아
미디 기장을 포함해서 서로 다른 매력을 가진 드레스 셋을 골랐어요. 편안하게 여며 입는 문달의 Grace Robe Dress in Black, 소매 끝에 볼륨감을 준 렉토의 TURN-UP SLEEVES DRESS (BLACK), 그리고 입체적인 실루엣이 돋보이는 로우클래식의 Flared Mini Dress_Brown이에요. 미디 기장은 다리를 단정하게 가려주면서도 발목의 선을 살려주어 격식과 활동성을 두루 챙기기 좋은 길이감이지요.
19세기 말 영국의 에드워드 7세는 궂은 날씨에 경마장 진흙탕 길을 걷다 바짓단이 더러워지는 것을 피하려고 옷단을 걷어 올리다 아예 밑단을 접은 채로 바느질해 달라고 주문했어요. 맑은 날 궁전 복도에서 바지를 접어 입고 알현한 신하에게 궁전 복도가 진흙탕이냐며 면박을 주었을 만큼 궂은 날씨를 버티기 위한 기지였지만, 런던 새빌 로 양복점들이 정식 옵션으로 채택하면서 클래식 복식의 대표적인 디테일이 되었어요. 오늘날에는 바지뿐 아니라 소매 끝에 단단한 선을 더해 옷의 태를 잡아주는 멋으로 쓰이고 있어요.
렉토의 드레스도 소매의 턴업 디테일 덕분에 밋밋해 보이지 않고 차려입은 태가 단번에 살아요. 여기서 블랙 말고 다른 색으로 골라볼까요, 20만원대 이하로 볼까요, 아니면 허리 끈 조절되는 것만 남겨볼까요?
↳ 블랙 말고 다른 색으로
블랙을 걷어내고 색감이 산뜻하게 드러나는 원피스 셋을 골랐어요. 차분하고 포근한 로우클래식 Flared Mini Dress 브라운과 깨끗한 화이트, 그리고 잔잔한 결이 단정한 문달 Jane Dress 네이비 스트라이프예요. 어두운색이 주는 무게감을 덜어내니 옷이 지닌 실루엣과 여유가 훨씬 또렷하게 보여요.
무릎 위로 시원하게 드러나는 미니드레스는 1960년대 런던 킹스로드에서 메리 퀀트가 여성들에게 자유롭게 달릴 기동성을 주고자 치맛단을 끌어올리며 시작되었어요. 당시 도덕성을 잘라냈다는 험한 비난도 들었지만 킹스로드의 젊은 여성들은 부티크로 향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 더 짧게 만들어 달라고 환호했지요. 바닥에 끌리던 긴 치마폭을 벗어던지고 젊은 세대에게 자유를 선물한 작은 혁명이었어요.
이 미니 드레스들도 밑단이 플레어로 가볍게 퍼져서 걸음걸이에 경쾌함을 더해 주지요. 이 중에서 브라운 톤으로 더 좁혀서 볼까요, 아니면 스트라이프나 다른 짜임으로 넘어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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