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출퇴근할 때 편하게 걸치기 좋은 경량 바람막이 넷을 골랐어요. 아모멘토의 나일론 래글런 후디드 점퍼 차콜과 카키, 얇은 소재의 시어 후디 아노락, 그리고 인사일런스의 크리즈 볼륨 점퍼예요. 페달을 밟고 핸들을 쥐려면 바람을 막아 주는 기능 못지않게 상체의 움직임이 편안해야 하지요.
래글런 소매는 1815년 워털루 전투에서 팔을 잃은 영국의 래글런 남작이 옷을 쉽게 입고 칼을 수월하게 휘두를 수 있도록 목둘레깃에서 겨드랑이로 사선 절개선을 낸 데서 유래했어요. 어깨 봉제선이 주는 압박을 없애 움직임을 자유롭게 풀어준 덕에 군복을 거쳐 스포츠웨어의 대표적인 재단 방식으로 자리 잡았지요.
목록에 둔 래글런 점퍼 역시 상체를 앞으로 숙이고 팔을 뻗는 라이딩 자세에 자연스럽게 감겨요. 비침이 전혀 없는 원단을 원하시는지, 혹은 여닫기 편한 집업이나 머리 위로 입는 아노락 형태 가운데 더 눈이 가는 쪽이 있으실까요?
↳ 비침 없는 원단으로
비침 없는 탄탄한 원단으로 추려서 점퍼와 파카 넷을 골랐어요. 인사일런스의 크리즈 볼륨 점퍼 블랙, 로우클래식의 리버시블 집업 점퍼 그레이와 레드, 그리고 로우클래식의 오버사이즈 필드 파카 카키예요. 얇게 비치는 홑겹 대신 결이 촘촘하고 힘 있는 소재들이라 몸에 달라붙지 않고 실루엣이 단정하게 서지요.
목록에 올린 필드 파카처럼 뒤가 제비꼬리 모양으로 갈라진 옷을 피시테일 파카라고 불러요. 한국전쟁의 혹한 속에서 미군 체온을 지키기 위해 고안된 외투인데, 갈라진 끝의 끈을 앞뒤 다리 사이로 둘러 묶어 매서운 바람이 안으로 파고들지 못하게 막던 철저한 방풍 장치였어요. 1960년대 런던의 모드족 청년들이 스쿠터를 탈 때 수트를 비바람과 오염에서 지키려고 이 군용 파카를 걸치기 시작하면서 거리에 남게 되었지요.
거센 바람을 막아내던 파카의 유래처럼 이번에 묶은 옷들도 속이 비칠 염려 없이 든든하게 입는 외투들이에요. 넷 중에서 다음 조건으로 어디를 먼저 좁혀 볼까요? 후드 달린 것만 볼까요, 20만 원 아래로 맞출까요, 아니면 엉덩이를 덮는 롱 기장으로 갈까요?
↳ 후드 달린 것만
후드가 달린 옷으로 셋을 추렸어요. 바스락거리는 질감에 풍성한 실루엣을 살린 인사일런스 크리즈 볼륨 점퍼 BLACK, 일상에서 편안하게 걸치기 좋은 문달 Zena Zip Hoodie in Gray, 그리고 얇게 솜을 넣어 보온을 챙긴 마지셔우드 LIGHTWEIGHT PADDED JUMPER_black이에요. 요즘 나오는 후드 아우터들은 모자를 직접 쓰지 않고 등 뒤로 툭 늘어뜨렸을 때 목선 둘레에 잡히는 볼륨감까지 옷의 매무새로 계산해서 짓는 편이지요.
모자가 달린 옷의 원형은 중세 수도사들이 겉옷에 길게 이어 붙였던 깊은 두건인 '카울'에서 유래했어요. 4세기 무렵 가난한 하층민들이 거친 들판에서 밭일을 할 때 내리쬐는 볕과 추위를 막으려고 두르던 실용적인 일상복이었는데, 수도자들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의미가 달라졌지요. 수도사들은 두건을 깊게 눌러씀으로써 번잡한 세속의 시선과 소음을 차단하고 오롯이 내면의 묵상에만 몰입하고자 했어요.
다시 도서관 목록으로 돌아오면, 모자는 다 달려 있지만 두께감과 소재의 결이 제각각이에요. 10만원대로 값을 먼저 맞출까요, 아니면 블랙 말고 다른 색이나 패딩 없는 홑겹 쪽으로 좁혀 볼까요?
최종 선택 상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