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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m이 지은 질문 · Q-1578

초가을에 입을 가디건 하나 보고 있어요.

초가을에 가볍게 걸치기 좋은 가디건으로 셋 골랐어요. 마지셔우드의 CREW NECK CARDIGAN olive, 문달의 Nicholson V Cardigan in Gray, 그리고 둥근 깃이 달린 문달 Soft Shawl Collar Cardigan in Brown이에요. 셋 다 일교차가 큰 날씨에 티셔츠나 셔츠 위에 툭 얹기 좋은 두께감이지요. 단추를 여미는 방식이나 넥라인 파임에 따라 단정한 인상부터 편안한 무드까지 분위기가 꽤 갈리는 편이에요.

1993년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이 MTV 언플러그드 무대에서 입었던 올리브색 카디건은 시애틀 헌 옷 가게에서 구했던 낡은 옷이었어요. 세탁하지 않아 담뱃불 자국과 얼룩이 남았던 그 스웨터는 훗날 경매에서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며 낙찰되었지요. 잘 차려입은 무대 의상을 거부하고 해진 일상복을 둘렀던 그의 모습은 1990년대 그런지 룩의 상징으로 남았어요.

바람이 서늘해지는 초가을에는 이런 담담한 색감의 니트가 옷장 앞 고민을 덜어주는 법이지요. 골라둔 셋 중에서 어떤 조건을 먼저 맞춰볼까요? 10만원 안쪽의 가격대나 울 100% 소재를 먼저 볼 수도 있고, 브이넥 디자인이나 여유로운 루즈핏을 기준으로 좁혀볼 수도 있어요.

↳ 10만원 안쪽으로

10만 원 안쪽 예산에 맞춰 분위기가 다른 가디건 셋을 골랐어요. 단추를 위아래로 여밀 수 있는 기호의 투웨이 버튼 가디건 아이보리, 털감이 보슬보슬하게 살아 있는 쓰리투에이티의 헤어리 가디건 핑크, 그리고 목깃을 가볍게 감싸는 아모멘토의 하프넥 집업 가디건이에요. 셋 다 간절기마다 쉽게 걸치기 좋은 두께지만, 여밈 방식과 텍스처가 달라서 옷장 안에서 차지하는 자리가 겹치지 않아요. 특히 분홍은 단정함을 요구받는 옷장 속에서 늘 은근한 반항심을 품게 만드는 색이지요.

1930년대 디자이너 엘사 스키아파렐리는 모두가 부드럽고 절제된 색채를 고상함으로 여기던 파리에서 강렬한 쇼킹 핑크를 런웨이 전면에 내세웠어요. 초현실주의 예술가들과 교류하던 그녀는 보수적인 부르주아 사회의 시각 규범을 조롱하듯 선명한 분홍을 향수와 드레스에 쏟아부었지요. 남들이 무난하고 안전한 색조 뒤로 숨을 때, 눈부신 분홍으로 관습에 맞서며 패션을 감각의 해방구로 바꾼 셈이에요.

쓰리투에이티의 헤어리 가디건도 그 시절만큼 도발적이진 않지만, 무채색 일상 속에서 기분을 환기하기엔 충분한 표정을 지녔어요. 셋 중에서 조금 더 실용적인 집업 디자인을 먼저 볼까요, 아니면 브이넥 스타일이나 더 차분한 색상 쪽으로 방향을 돌릴까요?

TWO-WAY BUTTONS CARDIGAN / IVORYHAIRY CARDIGAN (PINK)HALF NECK ZIP-UP CARDIGAN

↳ 브이넥 스타일로

목록에서 브이넥 스타일로 입기 좋은 가디건 넷을 골랐어요. 기호의 투웨이 버튼 가디건 아이보리와 브라운, 로우 타이드의 알파카 스트랩 가디건 아이보리와 브라운이에요. 브이넥은 단추를 여미는 방식이나 이너와의 조합에 따라 목선과 품이 달라져서 간절기마다 다시 찾게 되는 실루엣이지요. 그중 로우 타이드의 옷은 가느다란 스트랩 디테일로 실루엣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게 만들었어요.

1990년대 미니멀리즘을 이끌었던 헬무트 랭도 불필요한 장식을 걷어낸 옷에 얇은 스트랩을 정교하게 배치해 구조미를 드러냈어요. 구속복을 연상시키는 끈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착용자의 몸에 맞춰 유연하게 형태를 잡아주는 실용적인 도구였지요. 군더더기를 비워낸 자리에서 신체의 움직임과 반응하는 선 하나로 독창적인 미학을 완성했던 셈이에요.

옷에 달린 작은 끈 하나도 매는 방식에 따라 옷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 놓아요. 넷 중에서 아이보리나 브라운 색상으로 좁혀서 볼까요? 아니면 결이 살아있는 알파카 혼방 소재나 5만 원대 가격 기준으로 먼저 가려낼 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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