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어울리는 브라운 톤의 스웨이드 가방 넷을 골랐어요. 기호의 벨바 스터드 브릭 백과 스웨이드 스터디드 백, 넉넉한 크기의 디디 벨티드 빅백, 그리고 여밈의 비커 백 스웨이드 브라운이에요. 스웨이드는 표면의 잔잔한 기모감 덕분에 옷차림에 얹는 것만으로도 금세 계절의 온도를 더해 주는 소재지요.
2000년대 초반 시에나 밀러는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에 헐렁한 드레스와 낡은 듯한 스웨이드 가방을 걸치고 등장해 보호 시크 열풍을 이끌었어요. 부드럽고 거친 흙빛 질감의 가방이 헝클어진 머리와 어우러지며 힘주지 않은 멋의 기준을 세웠지요. 요즘 다시 돌아온 보헤미안 트렌드에서도 그 시절의 스웨이드 가방 스타일링은 변함없는 원조로 불려요.
목록에 담긴 가방들도 저마다 크기와 쓰임이 달라요. 노트북이 넉넉히 들어가는 큰 가방을 찾으실까요, 아니면 가볍게 들고 다닐 콤팩트한 가방을 먼저 볼까요?
↳ 노트북 수납되는 큰 가방
노트북을 편하게 담을 수 있는 큼직한 가방으로 넷 골랐어요. 기호의 DIDI 벨티드 빅백 브라운 스웨이드와 여밈의 베이스 백 세 가지 색상이에요. 요즘 나오는 빅백은 짐을 많이 넣는 목적을 넘어서, 넉넉한 부피감으로 옷차림 전체의 균형과 선을 잡아 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지요.
베이스 백의 너티 아이보리 색상을 보다가 상아 생각이 났어요. 19세기 당구가 큰 인기를 끌며 공의 재료인 천연 상아가 귀해지자 제조업계에서 거액의 대체재 현상금을 걸었어요. 미국의 인쇄공 존 웨슬리 하이엇이 식물 섬유를 가열·압축해 최초의 플라스틱인 셀룰로이드를 만들었는데, 충격에 약하고 부딪히면 폭발하는 탓에 당구공으로는 실패했어요. 대신 빗과 단추, 영화 필름으로 번성하며 본격적인 플라스틱 시대를 열었지요.
가방 목록으로 돌아오면, 계절감 있는 결이나 가벼운 실용성 중 어느 쪽에 마음이 가는지 궁금해요. 어떤 기준으로 먼저 좁혀 볼까요?
↳ 스웨이드 소재로
스웨이드 소재에 맞춰 기호의 DIDI BELTED BIG BAG 브라운 스웨이드를 골랐어요. 큼직한 실루엣에 차분한 브라운 결이 내려앉아 계절감이 단번에 살아나는 가방이지요. 숄더와 토트로 넘나드는 2-WAY 방식이라 짐이 많은 날에도 어깨에 툭 걸치기 좋아요.
스웨이드는 물에 약하다고 지레 겁을 먹기 쉽지만, 실제로는 매끄러운 은면 가죽보다 비나 궂은 날씨에 다루기 훨씬 수월한 소재예요. 비에 젖어도 그늘에서 바짝 말린 뒤 솔질만 해주면 결이 금세 제자리로 돌아오고, 겉면 얼룩은 전용 지우개로 문지른 뒤 황동 솔로 쓸어내면 꼿꼿하게 살아나거든요. 흠집을 하자로 보지 않고 손때 묻은 시간의 멋으로 길들이는 재미가 각별하지요.
너무 애지중지 모시기보다 편하게 손때를 입히며 들 때 스웨이드 빅백의 태가 비로소 완성돼요. 이제 가방의 크기나 너비를 먼저 살펴볼까요, 아니면 다른 색상을 둘러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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