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벌로 묶여 나온 세트 상품은 목록에 없어요. 대신 하객 자리에 걸맞게 차분한 톤으로 맞춰 입기 좋은 로우 타이드의 미니멀 테일러드 자켓 하나와 마지셔우드의 슬랙스 둘을 골랐어요. 짙은 차콜 자켓에 그레이나 차콜 팬츠를 짝지으면 세트 못지않게 단정한 균형이 잡혀요.
요즘 패션계를 휩쓴 드뮤어라는 말은 틱톡 크리에이터 줄스 르브론이 출근길에 광대처럼 보이지 않으려 한다며 던진 '베리 드뮤어, 베리 마인드풀'이라는 유행어에서 번져 나갔어요. 얌전하고 사려 깊은 태도를 강조한 이 역설적인 농담에 대중과 유명 인사들이 열광했고, 자극적인 스타일링에 피로를 느끼던 패션 하우스들이 재빠르게 반응했지요. 화려한 로고 대신 클래식한 실루엣과 차분한 색감으로 태도를 가다듬는 흐름이 그렇게 자리 잡았어요.
로우 타이드의 테일러드 자켓은 어깨선이 과하게 무너지지 않으면서도 품이 넉넉해서 드뮤어 룩의 덤덤한 멋을 살리기 좋아요. 바지는 조금 더 포멀하게 떨어지는 매니시 울 팬츠와 발목 선을 깔끔하게 끊어 주는 크롭 팬츠로 나누어 두었으니 입는 자리에 맞춰 고르면 되지요. 자켓만 따로 더 볼까요, 아니면 바지의 색이나 가격을 먼저 좁혀 볼까요?
↳ 자켓만 따로 볼래
자켓 목록에서 단정하게 떨어지는 테일러드 라인 둘과 가죽 자켓 하나를 골랐어요. 로우 타이드의 미니멀 테일러드 자켓 차콜과 멜란지 그레이, 그리고 마지셔우드의 레더 아웃포켓 자켓 블랙이에요. 테일러드는 군더더기 없는 실루엣이라 매일 입기 편하고, 레더 자켓은 주머니 디테일 덕에 툭 걸쳐도 차려입은 인상을 주지요.
멜란지(mélange)는 '섞다'라는 프랑스어에서 유래한 말로, 서로 다른 색상의 섬유를 교차 방적해 안개나 서리가 내린 듯 오묘한 결을 빚어내요. 한때는 흰색과 회색 조합이 주를 이뤄 단색보다 덜 깔끔하다는 이유로 기피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무지 원단에서 찾아보기 힘든 깊이와 풍부한 표정 덕에 고급 테일러드 의류의 핵심으로 통하지요. 섬유를 혼합하기 전 일부만 염색해 물과 폐수를 절반가량 줄이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고요.
단정한 모직의 결을 찾으시는지, 바삭하게 각이 잡히는 가죽 쪽을 생각하시는지에 따라 손이 가는 방향이 갈릴 것 같아요. 테일러드 자켓만 따로 모아 볼까요, 아니면 레더 자켓만 볼까요? 20만원대나 차콜 색상으로 범위를 좁히는 길도 있어요.
↳ 테일러드 자켓만
테일러드 자켓으로 로우 타이드의 미니멀 테일러드 자켓 차콜과 멜란지 그레이 두 가지를 골랐어요. 군더더기 없이 떨어지는 정갈한 실루엣이 돋보이는 기본 자켓이지요.
1980년대의 화려한 장식에 맞서 군더더기를 철저히 덜어냈던 질 샌더는 섬유 공학을 바탕으로 한 정밀한 테일러링에 집중해 '퀸 오브 클린'이라는 헌사를 받았어요. 정작 본인은 미니멀리즘이라는 단어 대신 착용자 고유의 매력을 존중하는 '순수주의'로 불리길 원했지요. 불필요한 요소를 덜어낼수록 옷의 선과 만듦새가 한눈에 드러나는 법이에요.
이 자켓들도 장식을 덜고 재단에 신경 쓴 만큼 어디에나 담백하게 어우러져요. 차콜 색상부터 먼저 볼까요, 아니면 자켓과 맞춰 입을 슬랙스나 셔츠를 찾아드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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