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에 단정함을 지키면서도 몸이 고단하지 않은 원피스로 넷을 골랐어요. 쓰리투에이티의 루슈드 스냅 패널 드레스 미디엄 그레이와 블랙, 그리고 로우클래식의 셔링 코튼 드레스 네이비와 오프 화이트예요. 둘 다 셔링이 자연스러운 주름을 잡아 주어 자리에 차려입고 나간 태가 나면서도, 몸을 죄지 않는 품이라 오랜 시간 앉아 있어도 편안해요.
쓰리투에이티 옷자락에 들어간 스냅 단추는 1885년 독일의 헤리베르트 바우어가 바지 여밈을 단숨에 풀고 채우려고 고안한 물건이에요. 결합이 헐겁고 녹이 슬던 초기 형태를 1903년 프림 사가 이중 S자 스프링 구조로 개량하면서 본격적으로 번져 나갔어요. 구멍에 단추를 꿰는 수고를 덜어 내는 속도감 덕분에 카우보이 셔츠부터 촌각을 다투는 낙하산 부대 군장에까지 쓰였지요.
명절 옷은 격식을 차리되 움직임이 거칠어지지 않는 소재와 실루엣을 고르는 것이 나중까지 편해요. 쓰리투에이티는 스냅 패널로 선을 정돈할 수 있고 로우클래식은 면 소재 본연의 담백한 결이 돋보이지요. 목록에서 길이나 연출 방식을 조금 더 좁혀서 볼까요?
↳ 롱 기장으로만
롱 기장에 맞추어 쓰리투에이티의 루시드 스냅 패널 드레스를 멜란지 그레이와 블랙 두 가지 색상으로 골랐어요. 셔링과 스냅 단추로 패널 라인을 조절해 긴 실루엣을 흐트러짐 없이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는 옷이에요. 요즘 목록을 채우는 롱 드레스들은 몸을 타이트하게 조이기보다 패널의 주름과 겹침으로 자연스러운 볼륨을 만들어 내는 쪽으로 기울어 있어요.
서양식 테일러링이 곡선으로 옷감을 도려내며 버려지는 천을 남길 때, 동서양 전통 복식은 직물 전폭을 살린 직사각형 패널을 정교하게 이어 붙이는 방식을 취했어요. 한복이나 기모노처럼 네모난 천 조각들을 맞대고 활동성을 위해 작은 무를 덧대어 움직임의 여유를 확보했지요. 원단을 파내지 않고도 면 분할과 주름을 통해 옷과 인체 사이에 입체적인 공간감을 빚어낸 셈이에요.
이 드레스 역시 스냅이 달린 패널의 여밈에 따라 단정한 롱 원피스부터 경쾌한 레이어드 스커트까지 다양하게 뻗어나갈 수 있어요. 블랙 색상으로 먼저 볼까요, 그레이 색상으로 볼까요? 아니면 스커트 연출법부터 찬찬히 살펴볼까요?
↳ 블랙 색상으로
블랙 색상에 맞춰 쓰리투에이티의 [2nd] RUCHED SNAP PANEL DRESS BLACK을 골랐어요. 옆선의 셔링과 스냅 버튼 패널 덕분에 단추를 여미는 정도에 따라 실루엣과 트임의 깊이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옷이에요. 목록에 있는 검은 드레스 중에서도 몸에 맞게 표정을 바꾸는 품이 유독 돋보이지요.
192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검은색 의상은 주로 상복이나 하녀의 제복으로 여겨져 일상복으로는 거의 쓰이지 않았어요. 1926년 코코 샤넬이 불필요한 장식을 털어내고 활동성을 살린 검은색 크레이프 드레스를 선보이자, 패션지 보그는 대중차 모델 T에 빗대어 ‘샤넬의 포드’라 불렀지요. 계급과 상관없이 낮과 밤에 두루 입는 현대적인 기본 일상복으로 퍼져나가면서 슬픔의 상징이던 검은색이 비로소 자유의 표준이 되었어요.
그 시절부터 내려온 검은 일상복의 미덕이 몸을 편하게 풀어주는 데 있었듯, 이 드레스도 스냅의 단추를 어떻게 채우느냐에 따라 걸음걸이의 결이 사뭇 달라져요. 스냅을 열었을 때 어떤 모양이 나오는지 먼저 볼까요, 아니면 다른 색상이나 소재와 세탁법이 더 궁금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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