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카라 트위드 재킷은 목록에 없어요. 대신 가을 결혼식에 답답하지 않게 입기 좋은 가벼운 울 재킷 셋을 골랐어요. 숄카라 라인이 부드럽게 감싸는 문달의 보우모어 숄 재킷 블랙과 베이지, 그리고 군더더기 없이 떨어지는 로우 타이드의 미니멀 테일러드 재킷 차콜이에요. 트위드의 단정함은 챙기되 두께감 때문에 덥지 않도록 깃이 얇고 결이 매끄러운 옷감 쪽으로 목록을 기울여 두었어요.
1920년대 당시 거칠고 질긴 트위드는 남성들이 사냥이나 낚시를 즐길 때 입던 야외 스포츠웨어 소재였어요. 코코 샤넬이 연인이던 웨스트민스터 공작의 스코틀랜드 저택에서 그의 낡은 사냥복 재킷을 우연히 걸쳐 본 뒤, 몸을 감싸는 착용감에 반해 원단을 가볍고 유연하게 다듬어 여성복으로 탈바꿈시켰지요. 연인의 헌 옷을 빌려 입던 일상의 경험이 남성복의 경계를 허물고 편안한 우아함을 만들어 낸 셈이에요.
골라 둔 옷들도 두께가 부담스럽지 않아서 실내 예식장에서도 산뜻하게 입기 좋아요. 써머울 숄카라로 볼까요, 미니멀 테일러드로 볼까요, 아니면 20만원대 이하로 좁혀 드릴까요?
↳ 써머울 숄카라로
써머울로 시원하게 짠 숄칼라 자켓으로는 문달의 보우모어 숄 자켓 블랙과 베이지 두 가지를 골랐어요. 숄칼라는 목깃과 라펠의 경계 없이 둥글게 이어져서 각진 노치드 칼라보다 인상이 한결 유연하게 풀리는 맛이 있지요. 여름 울 특유의 까슬하면서도 흐르는 결이 칼라의 부드러운 곡선과 무척 자연스럽게 어우러져요.
목깃이 둥글게 흐르는 숄칼라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윈스턴 처칠이 고안했던 일체형 겉옷 '사이렌 슈트'에도 쓰였던 모양이에요. 공습경보가 울릴 때 잠옷 위에 덧입고 방공호로 뛰어가려고 단골 맞춤 명가 턴불 앤드 애서에 넉넉한 품으로 주문 제작했던 옷이지요. 처칠은 이 대피복을 낮용 모직과 저녁용 벨벳으로 여러 벌 지어 입으며 각국 장성들을 만나거나 백악관을 방문할 때도 전시 유니폼 삼아 당당히 입고 나갔어요.
급박한 위기 속에서도 단정함과 편안함을 동시에 챙기려 숄칼라를 둘렀던 셈이에요. 이번 보우모어 자켓 역시 격식을 차리면서도 옥죄지 않는 편안함을 갖추고 있어요. 깔끔한 블랙과 차분한 베이지 중에서 어떤 색을 먼저 볼까요? 아니면 함께 입을 셋업 바지나 다른 단정한 자켓을 꺼내 올까요?
↳ 블랙으로 볼래
블랙으로 찾으셔서 문달의 Bowmore Shawl Jacket in Black을 골랐어요. 숄 칼라 특유의 유려한 곡선에 차분한 블랙 색상이 얹혀 격식 있는 자리와 일상 모두에 담백하게 어울리는 옷이지요. 검은색 외투는 단순해 보이지만 선의 흐름에 따라 분위기가 크게 달라져 목록에서도 눈여겨보는 색감이에요.
1981년 요지 야마모토와 레이 카와쿠보는 파리 컬렉션에 구멍이 뚫리고 비대칭인 흑색 의상들을 올려 서구 패션계를 뒤흔들었어요. 당시 비평계는 전쟁의 비극 같다며 혹평했지만, 이 시도는 '블랙 쇼크'로 불리며 검은색을 새로운 미학의 반열에 올려놓았지요. 온통 검은 옷을 입는 '까마귀족' 현상까지 낳으며 현대 패션의 흐름을 완전히 바꿔 놓았어요.
단정한 검은 자켓 한 벌이 손에 익으면 옷 입기가 한결 수월해져요. 함께 맞춰 입을 셋업 팬츠를 먼저 볼까요, 아니면 세탁 및 관리법이나 배송 일정이 더 궁금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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