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에어컨 바람을 막아줄 얇은 옷으로 렉토의 실크 캐시미어 니트 가디건 미드나이트 그레이와 크림 색상 둘을 골랐어요. 실크와 캐시미어가 함께 엮여 얇은 두께에 비해 서늘한 기운을 잘 막아주고 맨살에 닿는 촉감도 매끄러워요. 의자 등받이에 가볍게 걸쳐두었다가 한기가 들 때마다 걸치기 좋은 부피감이지요.
1902년 윌리스 캐리어가 에어컨을 처음 만들었을 때는 사람의 더위를 식히려는 목적이 아니었어요. 뉴욕 브루클린의 한 인쇄소에서 여름철 습기 때문에 종이가 멋대로 늘어나 인쇄 핀트가 어긋나자 이를 해결해 달라고 캐리어에게 맡겼지요. 공기를 식혀 수분을 짜내며 종이를 지켜내려던 기술이 오늘날 사무실 책상 위를 이렇게 서늘하게 만든 셈이에요.
목록에서는 차분한 어두운 톤과 밝은 크림 톤 중에서 고르실 수 있어요. 다른 쪽으로 둘러보시려면 10만원대 가디건으로 좁혀볼 수도 있고 도톰하고 넉넉한 핏이나 다른 얇은 니트 상의로 넘어가도 괜찮은데, 어느 쪽을 먼저 볼까요?
↳ 10만원대 가디건으로
10만원대 가디건을 찾으셔서 센토르의 벌키 브러쉬드 울 가디건으로 넷 골랐어요. 스카이블루와 브라운, 그레이, 핑크까지 네 가지 색상으로 준비되어 있어요. 표면을 긁어 포근함을 살린 벌키 브러쉬드 울 소재라 도톰하면서도 부드러운 질감이 살아 있지요.
원래 남성들의 군용 조끼나 투박한 노동복에 가깝던 스웨터를 여성의 옷장에 들여놓은 건 가브리엘 샤넬이었어요. 1920년대 당시 샤넬은 목으로 뒤집어써야 하는 스웨터를 입다 보면 기껏 만진 머리 모양이 헝클어지는 것이 몹시 마음에 들지 않았지요. 그래서 남성용 스웨터 앞자락을 가위로 시원하게 터내고 단추를 달아 재킷처럼 걸쳐 입었는데, 그 실용적인 멋이 지금 우리가 입는 여성 카디건의 시작이 되었어요.
센토르의 가디건 역시 단추를 여미거나 풀어서 가볍게 툭 걸치기 좋은 품이에요. 화사하게 포인트를 주는 색감부터 볼까요, 아니면 무난하게 손이 자주 가는 톤을 먼저 볼까요?
↳ 스카이블루나 핑크로
스카이블루는 목록에 없어요. 대신 손님이 함께 짚어 주신 핑크에서 센토르의 BULKY BRUSHED WOOL CARDIGAN을 골랐어요. 겉면을 솔로 긁어 부드러운 기모를 일으킨 벌키 울 소재라 도톰한 결이 살아 있는 옷이에요.
과거 서양에서는 오늘날과 정반대로 분홍이 사내아이의 색, 파랑이 여자아이의 색으로 통했어요. 붉은 군복과 피를 연상시키는 붉은색의 연장선이라 씩씩한 소년에게 분홍을 권했고, 성모 마리아의 성스러운 옷 색인 파랑은 정숙하고 차분한 소녀의 몫이었지요. 20세기 중반 미국 대형 백화점들이 유아복 판매를 늘리기 위해 상업적 마케팅을 펼치면서 지금처럼 인식이 뒤집혔어요.
역사가 어떻게 바뀌었든 지금 눈앞의 포근한 핑크는 그 자체로 기분 좋은 선택이지요. 이참에 가디건 전체를 둘러보실래요, 아니면 10만원 미만이나 차분한 색상으로 좁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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