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지 카디건은 목록에 셋 있어요. 마지셔우드의 RIBBED COLLAR CARDIGAN 블랙, 로우 타이드의 플리츠 니트 카디건 차콜, 아모멘토의 립 모크넥 카디건 화이트를 골랐어요. 잔잔한 세로 골지 짜임은 몸선을 편안하게 잡아주면서 밋밋한 단색 니트에 결을 살려주는 재미가 있지요.
마지셔우드라는 이름을 적다 보니 영화 《리플리》에서 기네스 팰트로가 연기했던 마지 셔우드가 떠올라요. 디자이너들이 그 인물의 분위기를 뮤즈로 삼아 브랜드 이름을 지었는데, 1950년대 이탈리아 지중해 휴양지에서 어깨에 카디건을 가볍게 걸치고 화이트 셔츠 앞단을 묶어 입던 단정하고 우아한 옷차림이 바로 그 원형이에요. 과하게 꾸미지 않아도 상류층의 품격이 묻어나던 그 리비에라 룩은 지금 봐도 여전히 근사하지요.
세 카디건 모두 결은 단정하지만 저마다 디테일이 달라요. 지퍼 여밈 집업으로 볼까요, 단추 달린 카라나 밝은 색상 위주로 좁혀볼까요?
↳ 지퍼 여밈 집업으로
지퍼로 여미는 집업 카디건으로 셋 골랐어요. 아모멘토의 리브드 모크넥 카디건 화이트와 로우클래식의 코튼 집업 카디건 블루, 그리고 블랙이에요. 지퍼 여밈은 단추보다 입고 벗기 수월해서 간절기마다 손이 먼저 가는 옷이지요.
우리가 지금 편하게 입는 면직물은 1793년 일라이 휘트니가 발명한 조면기 덕분에 대량 생산의 길이 열렸어요. 목화씨를 손으로 일일이 분리하던 고된 현장에 회전 원통 갈고리를 도입해 생산 효율을 수십 배 끌어올렸지요. 하지만 기계 구조가 단순해 농장주들이 마구 복제해 쓰는 바람에 발명자인 휘트니는 특허 소송으로 재산만 탕진하고 말았어요.
그런 사연을 거쳐 온 면이라 그런지 로우클래식의 코튼 집업은 매일 편하게 걸치기 좋은 질감이에요. 아모멘토는 전체 골지 짜임이 들어가 몸을 깔끔하게 잡아주지요. 여기서 면 소재 집업으로 좁힐까요, 전체 골지 짜임으로 갈까요, 아니면 15만원 아래로 골라볼까요?
↳ 면 소재 집업으로
가볍고 편하게 걸치기 좋은 면 소재 집업으로 셋 골랐어요. 로우클래식의 코튼 집업 카디건 블루와 블랙, 그리고 목선을 감싸는 아모멘토의 하프넥 집업 카디건이에요. 셋 다 탄탄한 면으로 짜여서 티셔츠 위에 바로 둘러도 피부에 거슬리지 않고, 간절기 외투나 실내 덧옷으로 두루 쓰기 좋아요.
면이라는 소재를 볼 때마다 옛사람들의 엉뚱한 상상이 떠올라요. 고대 그리스의 헤로도토스는 인도에 양털보다 고운 털을 맺는 신비한 나무가 있다고 기록했는데, 이 이야기를 들은 유럽인들은 나무 위에 탯줄 같은 줄기로 어린양이 매달려 자란다고 믿었어요. '바라메츠'라 불린 이 전설 속 양은 줄기가 닿는 땅의 풀을 뜯어 먹으며 살다가 풀이 다 떨어지면 죽는다고 여겨졌지요. 솜뭉치가 열리는 목화의 실체를 직접 보지 못했던 이들이 부드러운 식물성 털을 두고 빚어낸 거대한 착각이었어요.
이제는 양을 매달지 않고도 얼마든지 부드럽고 질긴 면 옷을 입는 시절이지요. 목록에 오른 집업들 중에서 가격이나 목선의 형태, 혹은 색감 가운데 어느 쪽으로 먼저 좁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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